the trail 커튼 뒤의 식사 -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사우디의 낮은 마치 정지된 화면 같았다. 잔혹한 라마단 에어컨 바람에 차가워진 몸. 문을 열자 훅 하고 온기가 돌았다. 이 기분 좋은 따뜻함은 1초도 안 돼 끝났다. 이내 숨이 턱 막히는 열기가 쏟아졌다. 잠깐만 걸어도 등줄기에 땀이 줄줄 흘렀다. 거리는 차들만 쌩쌩 달릴 뿐 정적이었다. 길에는 고양이만 있었다. 고양이마저 '너흰
the trail 삶 - 카파도키아 데린쿠유(지하도시) [무너지지 않는 것들. 튀르키예(Things That Don't Crumble)] Vol.4 삶 To read this post in English and keep up with future articles, please check out the author's blog. 허리를 숙여야 했다. 아니, 거의 기어간다고 표현하는 게 맞다. 천장이 너무 낮다. 거의 100미터 아래로 내려가는 내내
the trail 벗겨진 벽지 뒤에서 - 이스탄불, 튀르키예 [무너지지 않는 것들. 튀르키예(Things That Don't Crumble)] Vol.3 벗겨진 벽지 뒤에서 To read this post in English and keep up with future articles, please check out the author's blog. 수천 년의 피비린내 입장료만 무려 10만 원. 게다가 곳곳은 보수 공사 중이라 천막이 쳐져 있다.
the trail 고이다. 썩다. - 이스탄불, 튀르키예 [무너지지 않는 것들. 튀르키예(Things That Don't Crumble)] Vol.2 고이다. 썩다. To read this post in English and keep up with future articles, please check out the author's blog. 느낌 성당 건물에 이슬람 문양과 장식들. 조화와 부조화의 묘한 긴장감. 라마단이었다. 아무도 금식하지 않았다. 자유로운 복장.
the trail 카파도키아의 작은 그릇 [무너지지 않는 것들. 튀르키예(Things That Don't Crumble)] Vol.1 카파도키아의 작은 그릇 To read this post in English and keep up with future articles, please check out the author's blog. 카파도키아. 동굴의 마을. 동생의 편입 시험이 끝났다. 세계여행자라면서 튀르키예 한 번 안 가본 게 민망하기도
the trail 악취, 그리고 쪽빛 - 나주 명하쪽빛마을 나주. 영산강 자락. 쪽이 자라는 이곳. 이곳에 오기 전, 내가 상상한 쪽염색은 정갈하고 섬세한 손길이었다. 하얀 모시가 푸른 물에 잠기는 우아한 정적. 쿵쿵쿵! "일어나셔야돼요!" 해가 뜨기 전부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방 전체를 울리고 사라졌다. 전날 하루내 운전을 한지라 잠에서 미처 다 깨지도 못한 채 옷만 챙겨입고 밖으로 향한다.
the trail 그날의 헤이그 헤이그 특사 헤이그 특사. 이상설, 이준, 이위종. 시험에 나와 외웠던 이름들. 귀에 피가 나도록 듣고, 시험을 치르기 위해 외우다보니 감동은 사라지고, 마음 속엔 짜증이라는 감정까지 일었다. '아 뭐가 이렇게 많은거야.'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이렇게 고백하는 것은, 첫째는 순국선열들에 대한 일종의 속죄일 것이요. 시험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새로이 만난 과거에서 느낀
the trail 여행객과 거주자 - 네덜란드 로테르담 To read this post in English and keep up with future articles, please check out the author's blog. 아는 사람이 있는 도시 해외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는 건 특별하다. 같은 거리도 혼자 걸을 때와 다르다. 누군가 옆에서 "저기가 맛있어", "여긴 이런 데야" 하며 알려주는 것만으로
the trail 살아있는 액자 - 호센인 [돌고 돌아. 교토(Loop. Kyoto)] Vol.3 살아있는 액자 - 호센인 To read this post in English and keep up with future articles, please check out the author's blog. 호센인 오오하라. 교토 시내에서 한참을 더 들어간 곳. 깜깜한 실내에 들어서자, 통창 하나가 기다리고 있었다. 어두운 방 안에서 극적으로 대조되는
the trail 비로 씻기다 - 쇼렌인 [돌고 돌아. 교토(Loop. Kyoto)] Vol.2 비로 씻기다 - 쇼렌인 To read this post in English and keep up with future articles, please check out the author's blog. 추적추적 비가 온다. 해가 뜨지 않는 회색빛 교토. 어제 너무 생각이 많았던 탓일까. 아니면 그냥 날씨 탓일까. 아무것도 하기 싫은
the trail 세상은 돌고 돌아 - 료안지 [돌고 돌아. 교토(Loop. Kyoto)] Vol.1 세상은 돌고 돌아 - 료안지 To read this post in English and keep up with future articles, please check out the author's blog. 30년 전 "비오는 교토. 료안지에서 젖은 옷을 아랑곳하지 않고 석정*을 바라보았지. 그날 '난 왜 여기와 있을까?
the trail (에필로그) 녹아, 내리다. 아이슬란드 행성 (이 글은 녹아, 내리다. 아이슬란드 행성 시리즈의 마지막 편입니다.) To read this post in English and keep up with future articles, please check out the author's blog. 나 하나 달라진다고 뭐 달라지겠어. 이 말을 처음 한 게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한 가지. 처음에는 이 말을 하지 않았다는
the trail 아이슬란드 허허벌판에서 집고치기 왜 굳이? "이거 진짜 해야 돼?" 영하 15도. 오로라를 보러 온 게 아니었나. 내 손에는 카메라 대신 망치가 들려 있었다. 우리의 마지막 미션은 '집 짓기'였다. 워크캠프 참가자가 늘어나 기존 오두막으로는 감당이 안 된다고 했다. 우리는 2주 뒤면 떠난다. 이 집이 완성되어도 나는 여기서 단 하루도
the trail 알 수 없는 오로라의 마음 워크캠프의 공식적인 목적은 두 가지 - 환경 토론과 오로라 "헌팅" 매일 밤마다 환경으로 토론은 실컷 했으니, 이제 프로젝트의 본질인 오로라 관측을 완수해야 할 차례였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나도록 하늘은 야속하게만 굴었다. 오로라는 커녕 검붉은 하늘에 구름들만 나를 비웃듯 유유히 지나갔다. 아이슬란드의 검붉은 하늘 완벽한 조건 오로라를 볼 수 있는 실질적인
the trail 길을 잃은 박사, 길을 찾은 소년 - 아이슬란드 오두막 나는 서른 살의 세상에 갓 나온 박사였다. 소위 가방끈은 길었지만, 정작 내 인생의 길은 잃어버린 상태였다. "이제 뭐 하고살지?"라는 풀리지 않는 고민을 안고 도망치듯 온 곳이 이 곳, 아이슬란드 워크캠프였다. 2주간 함께한 워크캠프 친구들 그 워크캠프에 참가한 네덜란드 소년이 있었다. 열여덟 살. 한국으로 치면 수능 문제집을 풀고
the trail The Last Ice - Skaftafell Glacier [Melting Point: Planet Iceland] Vol.2 The Last Ice - Skaftafell The Snowscape of Genesis Leaving Reykjavík, the first place I encountered was Þingvellir National Park. A place where tectonic plates meet and the earth is torn apart. White snow warmly blanketed that massive rift, and a vast stream flowed beside
the trail 마지막 얼음 - 스카프타펠 빙하 [녹아, 내리다. 아이슬란드 행성(Melting Point: Planet Iceland)] Vol.2 마지막 얼음 - 스카프타펠 To read this post in English and keep up with future articles, please check out the author's blog. 태초의 설경 레이캬비크를 벗어나 처음 마주한 곳은 싱벨리어(Þingvellir) 국립공원이었다. 판과 판이 만나 대지가 찢어져버린 곳. 그
the trail 외계 행성 착륙기 - 레이캬비크 [녹아, 내리다. 아이슬란드 행성(Melting Point: Planet Iceland)]Vol. 1 외계 행성 착륙기 - 레이캬비크 To read this post in English and keep up with future articles, please check out the author's blog. 불길한 밤비행기 승객 2명, 승무원 4명 영국발 밤 비행기였다. 비수기 중의 비수기. 기내에는 적막만이 감돌았다. 승객이라고는
the trail (에필로그) 타이타닉의 선장들 재연재 공지 The Trail 애독자 여러분께, 안녕하세요. 에디터 조나단입니다. 이번 겨울 잠시 멈췄던 연재를 다시 시작합니다.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 덕분에 재정비를 마치고 다시 펜을 들었습니다. 그동안 애정 어린 눈으로 기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좋은 글들로 찾아뵙겠습니다. The Trail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에디터. 조나단 드림- ______________ [Series: The Great Escape to Great Britain]
the trail 소용돌이 속으로 [Series: The Great Escape to Great Britain] Vol. 5 소용돌이 속으로 To read this post in English and keep up with future articles, please check out the author's blog. 정화의 물결, 풀트니 다리(Pulteney Bridge) 소란스러웠던 파이브 가이즈 앞을 떠나 우리가 가장 먼저 향한 곳은 풀트니 다리였다. 영화
the trail 낯선 혐오, 그리고 더 낯선 다정함 [Series: The Great Escape to Great Britain] Vol. 4 낯선 혐오, 그리고 더 낯선 다정함 To read this post in English and keep up with future articles, please check out the author's blog. 약효는 딱 일주일 "이거 봤으니까 됐다. 이제 런던 가서 갇혀 있어도 꽤 오래 버틸
the trail 비밀의 문 너머로 [Series: The Great Escape to Great Britain] Vol. 3 비밀의 문 너머로 To read this post in English and keep up with future articles, please check out the author's blog. 원색의 향연 그리고 예언 우리가 올라탄 기차는 영국의 시골을 달리는 서던 레일웨이(Southern Railway).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은
the trail 쥐구멍에도 볕들 날은 있는가? [Series: The Great Escape to Great Britain] Vol. 2 쥐구멍에도 볕들 날은 있는가? To read this post in English and keep up with future articles, please check out the author's blog. 땡큐, 보리스! 집단 면역의 옹호자였던 당시 영국 총리 보리스 존슨 런던 베이스캠프에서의 삶은 안락했다. 하지만 삼겹살과 김치찌개로
the trail 두려움의 도시 런던, 다시 그곳에 불시착하다 [시리즈 : The Great Escape to Great Britain] Vol 1. (프롤로그) To read this post in English and keep up with future articles, please check out the author's blog. 2009년, 낡은 나침반 그리고 지도 나에게 영국은 두려움이었다. 2009년 스무 살, 멋 모르고 떠난 유럽 일주. 스마트폰도 LTE도 없던 시절,
the trail 세비야를 보지 못한 자, 기적을 보지 못한 것이다 (2/2) To read this post in English and keep up with future articles, please check out the author's blog. 갇혀있다는 공포는 국적도, 배경도 지워버렸다. 나이지리아, 이집트, 스위스, 스웨덴, 독일, 프랑스... 이유없이 데면데면하던 사람들이 어느새 이야기를 텄고, 어느 순간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있었다. 단절된 세상 속, 인간은 결국 홀로 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