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rail 금빛 언덕 - 굴업도, 인천 [시리즈. 인생은 파노라마처럼 - 굴업도, 인천] Ep. 2 금빛 언덕 밥을 먹고 나왔는데도, 벽에 걸린 사진이 마음에 남는다. 사진 속 젊은 얼굴 둘, 그리고 바로 옆 주름진 얼굴 둘. 옆에선 배낭을 고쳐 메는 오래된 친구가 있다. 개머리언덕으로 가는 길. 생전 처음 보는 이 곳의 빛깔이 어딘가 익숙하다. 금빛 봄. 대낮의 태양은
the trail 하루에 한 번 오는 배 - 굴업도, 인천 [시리즈. 인생은 파노라마처럼 - 굴업도, 인천] Ep. 1 하루에 한 번 오는 배 벌써 16년 우정. 숫자를 세어보고는 믿기지 않아 몇 번이고 다시 셈을 했다. 굴업도 여행은 치킨집에서 시작됐다. 생존신고 같은 자리 잘 살고 있냐. 요즘은 어떠냐. 그런 말들을 맥주 한 잔에 조금씩 풀어놓던 밤. 대학교 때부터 알던 친구였다. 벌써 16년.
the trail (에필로그) 선 - 사우디아라비아 [다른 시간, 같은 질문] Vol.3 선 - 사우디아라비아 한국으로 돌아왔다. 모든 것이 손닿을 거리에 있었다. 한 발짝만 걸으면 편의점이 나오고, 두 발짝이면 카페가 나왔다. 아등바등 출근 첫날부터 숨이 찼다. 사우디에서와는 전혀 다른 이유로. 사무실은 옛 증권거래소 같았다. 고성이 오가고, 모니터 불빛이 번쩍이고, 모두가 쉬지 않고 달렸다. 밀려든 업무를 처리하며, 라마단의
the trail 세상의 끝 - 사우디아라비아 사막의 흙먼지가 인다. 바싹 마른 모래 냄새가 코를 찌른다. 따가운 햇살을 뚫고 언덕 꼭대기에 올랐다. 순간 숨이 멎고, 옅은 탄성같은 소리가 새어 나온다. 발밑으로 푹 꺼진 거대한 바닥. 마치 바다가 말라붙은 심해 같은 풍경. '바다에서 물을 다 퍼내면 이런 느낌일까.' 영국의 세븐 시스터즈와 맞먹는 아찔한 높이. 하지만 푸른
the trail 커튼 뒤의 식사 -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사우디의 낮은 마치 정지된 화면 같았다. 잔혹한 라마단 에어컨 바람에 차가워진 몸. 문을 열자 훅 하고 온기가 돌았다. 이 기분 좋은 따뜻함은 1초도 안 돼 끝났다. 이내 숨이 턱 막히는 열기가 쏟아졌다. 잠깐만 걸어도 등줄기에 땀이 줄줄 흘렀다. 거리는 차들만 쌩쌩 달릴 뿐 정적이었다. 길에는 고양이만 있었다. 고양이마저 '너흰
the trail 삶 - 카파도키아 데린쿠유(지하도시) [무너지지 않는 것들. 튀르키예(Things That Don't Crumble)] Vol.4 삶 To read this post in English and keep up with future articles, please check out the author's blog. 허리를 숙여야 했다. 아니, 거의 기어간다고 표현하는 게 맞다. 천장이 너무 낮다. 거의 100미터 아래로 내려가는 내내
the trail 벗겨진 벽지 뒤에서 - 이스탄불, 튀르키예 [무너지지 않는 것들. 튀르키예(Things That Don't Crumble)] Vol.3 벗겨진 벽지 뒤에서 To read this post in English and keep up with future articles, please check out the author's blog. 수천 년의 피비린내 입장료만 무려 10만 원. 게다가 곳곳은 보수 공사 중이라 천막이 쳐져 있다.
the trail 고이다. 썩다. - 이스탄불, 튀르키예 [무너지지 않는 것들. 튀르키예(Things That Don't Crumble)] Vol.2 고이다. 썩다. To read this post in English and keep up with future articles, please check out the author's blog. 느낌 성당 건물에 이슬람 문양과 장식들. 조화와 부조화의 묘한 긴장감. 라마단이었다. 아무도 금식하지 않았다. 자유로운 복장.
the trail 카파도키아의 작은 그릇 [무너지지 않는 것들. 튀르키예(Things That Don't Crumble)] Vol.1 카파도키아의 작은 그릇 To read this post in English and keep up with future articles, please check out the author's blog. 카파도키아. 동굴의 마을. 동생의 편입 시험이 끝났다. 세계여행자라면서 튀르키예 한 번 안 가본 게 민망하기도
the trail 그날의 헤이그 헤이그 특사 헤이그 특사. 이상설, 이준, 이위종. 시험에 나와 외웠던 이름들. 귀에 피가 나도록 듣고, 시험을 치르기 위해 외우다보니 감동은 사라지고, 마음 속엔 짜증이라는 감정까지 일었다. '아 뭐가 이렇게 많은거야.'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이렇게 고백하는 것은, 첫째는 순국선열들에 대한 일종의 속죄일 것이요. 시험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새로이 만난 과거에서 느낀
the trail 여행객과 거주자 - 네덜란드 로테르담 To read this post in English and keep up with future articles, please check out the author's blog. 아는 사람이 있는 도시 해외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는 건 특별하다. 같은 거리도 혼자 걸을 때와 다르다. 누군가 옆에서 "저기가 맛있어", "여긴 이런 데야" 하며 알려주는 것만으로
the trail 살아있는 액자 - 호센인 [돌고 돌아. 교토(Loop. Kyoto)] Vol.3 살아있는 액자 - 호센인 To read this post in English and keep up with future articles, please check out the author's blog. 호센인 오오하라. 교토 시내에서 한참을 더 들어간 곳. 깜깜한 실내에 들어서자, 통창 하나가 기다리고 있었다. 어두운 방 안에서 극적으로 대조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