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이란 무엇일까?
창업에서의 혁신이란 무엇일까?
이에 앞서, 창업의 종류를 구분해야한다.
우리에겐 나름 익숙한 용어 - 기대되는 수익을 바라보는 창업 - 곧 자영업과 그리고 소위 "얘네들 대체 뭐하겠는지 모르겠는" 스타트업을 먼저 구분해야 할 것 같다. 이들은 '창업'이라는 같은 말로 퉁쳐지곤 하지만, 사실상 시작부터 본질적으로 전혀 다른 길을 걷는다.
이 둘을 가르는 기준은 무엇인가?
가장 관심있을 돈 이야기부터 해보자. 결국 투자 대비 예상되는 수익(자본 수익률)을 예측할 수 있는가(자영업), 혹은 없는가(J커브, 스타트업)에 대한 이야기이다. [1]
이쯤에서 스타트업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을 유추하자면 이렇다.
엥? 예측 불가능한 걸 한다고?
자칭 기업이라면서 돈이 될지 확신도 없이 한단말이야?
기업의 본분은 '돈을 버는 것' 이잖아!
무엇이 이 이해안되는 행동을 가능하게 하는가?
바로 창업가의 기업가 정신이다.
차이
기업가 정신에 대해서 말하기 전에, 자영업과 스타트업의 차이를 좀 더 살펴보자.
자영업이란 혁신을 이미 마친 시장이다. 혁신이 없는 곳에서는 자연스럽게 예측된 결과값이 정해져 있고, 이것을 벗어나게 만드는 것은 시장을 거스르는 것과 같다(해당 시장이 성숙했다는 가정하에). 흔히 말하는 "레드오션"이라고 하는 것이 곧 이곳이다. 치열하게 마케팅 경쟁을 할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소모적(치킨게임)이 될 수밖에 없다. 자본의 크기가 독식하는 독과점의 형태도 이곳에서 나타난다.
반면, 스타트업은 이 혁신을 시도하거나, 이미 시작한 기업이다. [2]
그렇다면 혁신이란 무엇인가?
혁신이란 곧 ◌◌이다.
혁신이란 세상에 없던 것을 태어나게 하는 것, 즉 출산이다. 창업의 창(創)이 '무에서 유를 만든다'라는 의미라면, 진정한 의미의 창업은 스타트업을 지칭한다고 할 수 있다. [3] 마침내 이것에 성공한 소수의 운좋은 기업들은 세상이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시장 - 즉, 블루오션을 만든다.
여기까지만이라면 좋으련만...
이 과정은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드는 과정이기 때문에 반드시 출산의 고통을 수반한다. (공교롭게도, 창(創)은 칼로 베어 생긴 '상처' 혹은 '다치다'라는 의미를 동시에 지닌다.)
AI가 처음 무언가를 배울 때 학습하는 시뮬레이션 과정을 본 적이 있는가? 이것이 생소하다면 아이가 걸음마를 떼기까지 수많은 넘어짐을 경험하는 것을 보았는가? 물분자가 얼음 결정을 만들기 위해서 최소 수만~수백만번의 충돌이 일어나는 것을 알고 있는가? 너무 진부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사실 우리는 실패는 혁신에 필연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너무나 쉽게 망각한다. [4] (아니면 망각하고 싶은 것일지도.)
블루오션? 말이 쉽지.
혁신은 많은 실패를 동반한다. 잔인하게도, 그것을 거름 삼아 '작동되는/세상에 먹히는' 제품, 서비스 혹은 그 무엇 - 즉, 가치를 만들어낸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혁신이란 곧 실패이다. 수많은 제품이 세상에 나왔다가 사라져야하고, 뼈아픈 구조조정을 해야할 수도, 심지어는 그 가치를 위해 여러 기업들이 나타났다가 사라져야 한다.
그래서 나는 세상에서 가장 무책임한 말이 "거긴 레드오션이니까 딴 길 찾아! 블루오션을 찾아!" 라고 생각한다. 자영업은 이 죽음의 주기가 매우 길어졌거나 이미 사그라든 시장이다. 의외로 돈을 벌 것으로 예측하고 들어가지만 역설적으로 살기위해 경쟁하며 발버둥친다. [5]
혁신을 만드는 기업가정신
그렇다면 기업가 정신이란 무엇일까? 이러한 혁신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혁신을 만들어낸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실패를 거듭한다는 이야기다.
실패를 거듭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죽는 것이다.
그래서 기업가 정신을 날 것으로 정리하자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이다.
죽음을 불사하는 것이다.
그래서 "얘네들 정확히 뭐하겠는지 모르겠는" 주변 스타트업 창업가가 있다면 등을 두드려줘라. 날마다 죽고 있는 중이니까, 이 사회에 더 나은 것을 탄생시키겠다는 일념으로.
정리하자면, 기업가와 자영업자의 가장 큰 철학의 차이는 다음과 같은 생각에서 나타난다.
- 자영업자: '얼마 넣으면 얼마가 남지? 뭘 줄여야 이익이 더 남지?'
- 창업가: '세상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지? 내 인생을 걸어 (수많은 실패를 감수하고서라도) 이것을 이뤄낼 가치가 있는 문제인가?"
목숨을 보존하려고 애쓰는 사람은 잃을 것이요,
목숨을 잃는 사람은 보존할 것이다.
➔ 그럼 왜 혁신을 해야하는가? 혁신은 무엇을 가져다주는가?
다음편에서 이에 대해 이야기해보겠다.
[1] 실리콘밸리의 구루 폴 그레이엄(Paul Graham)은 "스타트업은 빠르게 성장하도록 설계된 기업"이라고 정의한다.
[2] 그래서 스타트업을 도전과 모험을 떠난다는 의미의 '벤처기업'이라고 부르고, 혁신을 성공한 스타트업을 '혁신기업'이라고 부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3] 피터 틸(Peter Thiel)을 비롯한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이를 '제로 투 원(0 to 1)'이라고 표현한다.
[4]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는 "혁신과 실패는 분리할 수 없는 샴쌍둥이"라고 말했다.
[5] 이쪽이나 저쪽이나 이 모양이니, 그래서 사람들이 돈 벌기가 힘들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